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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식탁 위에서 술잔을 하나 집어 들고 땅딸보 영감 곁에 와서 앉으며, 역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밥벌이를 못하겠다구? 우리처럼 시점(屍店)이나 벌이구 살아가는 위인들이야 더 말할 게 있겠나? 정말이지, 어느 놈이 일평생을 송장과 살아가고 싶담? 하지만 자네도 나와 마찬가지로 인제는 모두 너무 늙어서 해먹을 노릇이 있어야 말이지!"

땅딸보 노인은 이씨 노인에게 술을 철철 넘치게 따라 주었다.

그러고 나서 자기 잔에도 따라서 한 모금을 홀짝 마셨다.

"누가 아니라겠소? 애당초 길을 잘못 들었거든! 하아! 인제는 정말 지긋지긋하단 말이오! 허구한 날 썩는 냄새나는 송장과 같이 살아야 하다니!"

이씨 노인은 마르고 뾰족한 입술을 쫑긋쫑긋하면서 아무 말도 없었다.

땅딸보 노인인 갑작스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른 얘기를 꺼냈다.

"이봐요! 할아버지! 이 고장에는 무슨 괴상한 변고라도 생겼소?"

이씨 노인은 심히 이상하다는 듯, 땅딸보 노인을 유심히 쳐다보며 반문했다.

"자네, 뭣을 보고 그런 소리를 하나? 이상한 사람이라도 만났나?"

땅딸보 노인은 두 귀를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가느다랗게 실눈을 떠서 시체를 넣어 둔 옆방 문을 힐끔 노려보고 나서야 나지막한 음성으로 조심조심 말했다.

"이 앞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 바로 삼류당(三柳塘) 숲 속 근처에서, 두 놈의 망나니 같은 녀석들을 만났단 말이오! 칼을 휘두르며 길을 가로막지 않겠소?"

이씨 노인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성급히 물었다.

"뭣을 강탈이라도 당했나?"

땅딸보 노인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고는 희끗희끗한 염소 같은 수염을 또다시 쓰다듬으며, 우물쭈물하다가 입을 열었다.

"강탈을 한다면야, 그건 먹을 것이 없는 좀도둑에 지나지 못하겠지만, 그놈들은 강도가 아니고 누군지 사람을 찾고 있습디다."

"사람을 찾아? 누구를 찾고 있을까?"

"아이를 배서 배가 통통하게 부른 여자를 찾는다고 합디다."

이씨 노인은 그 말을 듣더니 돌연 손가락 하나를 꼿꼿이 일으켜 세워서 자기 입을 막으며,

"쉬! 쉬!"

하고 당황해 했다.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긴장된 표정으로 사방을 휘둘러 봤다.

바싹 마른 이씨 노인의 얼굴에는 확실히 극도의 공포와 불안이 감돌고 있었다.

"여보게! 다음부터 그런 소리는 절대로 어떤 사람에게도 하지 말게! 이